2011년 01월 04일
[술2] 그러니까, 막창.

@ 술2,
신촌,이란 동네는
한때 젊음의 극(?)을 불사르던 동네였다.
라고 하면 좀 과할까.
그러고보면, 난 S대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다보니 대학시절의 초반 3년 가량은 그 동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었다.
Y대에 대한 동경이라기보다
그당시 내 삶의 50% 이상을 차지했던 PC 통신 동호회 모임의 대부분이
거기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영화 동호회는 주 멤버 누님 형님들의 주거지가 거기 였기 때문에 그랬고,
음악 동호회는 우드스탁, 락 바 등을 위시로 한 음악 듣기 좋은 바들이 즐비했기 때문에 그랬다.
대학시절이 끝나갈 무렵,
그러니까,
그런 동호회 활동이 다소 시들해지고 나서부터는
굳이 잘 안찾게 되는 동네가 되어버렸고,
옆 동네인 홍대까지는 곧잘 갔지만,
신촌은 정말 과장 좀 덧붙여서 백만년만의 나들이가 되었다.
Slayer의 음악을 LP 로 틀어주는 단골 바가 있기에 한번 가보자는 어떤 분의 제안으로
그 백만년만의 나들이는 시작되었고,
그 시작을 반겨준 곳이 바로 이 곳, 술2 였다.
(원래 본점을 갔으나, 만석이어서 새로 오픈했다는 분점을 방문했다.)
막창은 제법 어려운 음식이다.
그러니까,
파는 곳이야 부지기수인데,
먹어보고 좋다라는 느낌으로까지 상승하는 데에는 제법 큰 시련들이 닥치곤 한다.
비릴 수도 있고, 덜 쫄깃할 수도 있고, 그냥 밍밍할 수도 있고 등등.
용산 재개발이 가장 아쉬웠던 것은
그 골목막창집들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된 막창을 먹었다.
안비리고 쫄깃하다못해
궁극의 달짝지근함까지 맛볼 수 있었던.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로 구분되는데,
역시 제맛을 느끼려면 소금구이로,
약간 술이 좀 들어갔다면 양념구이로 정신차리는 정도로 마무리하면 좋을 듯.
(양념구이는 가게의 조언대로 정말 맵다 --;)
막창,
그러니까,
음식은 적어도 어떤 이유에서든지간에 lovely 해야 한다.
맛있는 막창은 그 lovely 의 궁극을 찍어준다.
백만년만의 신촌나들이의 스타트를 개운하게 해줄 정도로.
# by | 2011/01/04 18:31 | 먹 는 얘 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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