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세미술관전] Inspired dream,

그림이 주는 매력은,
2D 의 도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한한 상상력이라 할 것이다.
 

그러니까,
한땀한땀 정성스러운 터치와
그 터치를 완성시키는 전체적인 아웃라인.
 

그리고,
그걸 완성시키는 주체는
화가라기 보다는 그 작품들을 감상하는 관객들이고,
그 관객들은 그 무한 상상력에 방점을 찍는다.
그런 의미에서 가히 Mark Rothko 가 최고라고 난 외치고 다니는 것일테다.
 

여하간,
늘 북적이고 번잡스러운 전시회를 꼬박꼬박 챙겨다니는 것은
15년전 멋모르던 시절 무의미하게 미술관을 다녔던 유럽 배낭 여행 시절의 반성이리라.
(지금도 뭐 도찐개찐이지만.)
 

전시회 제목 답게
<오르세 미술관전 - 고흐의 별밤과 화가들의 꿈>
의 화룡정점은 역시 이 작품이다.

@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La nuit étoilée, Arles) by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정말이지 이 한땀한땀의 붓터치와 그것이 만들어낸 전체적인 조화는 환상 그 자체였다.
고흐에게 경배를, 
 
하지만, 빗 속을 뚫고 방문한 역경을 알아주었는지,
더 큰 만족을 준 작품들은 더 있었는데,
이름도 낯선 이 두 화가들의 작품이었다.

@ 해변의 젊은 여인 (Jeune femme sur la plage ou Jeune femme sur la jetée, Walberswick) 
   by 필립 윌슨 스티어 (Philip Wilson Steer)

 

뭐랄까,
먼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보는 듯 고즈넉하고 황량한 듯 하면서도
르누아르 작품을 보듯 무척이나 아름답고 예쁘장스러운 그림이었다.
관람을 마치고
바로 엽서를 구매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그런 흡입력이 있어서
우두커니 멍하게 5분 가량 쳐다보고 있었다.

또 하나의 작품은

 

@ 꽃을 든 기사 (Le chevalier aux fleurs) by 조르주 앙투안 로슈그로스(Geroges Antoine Rochegrosse)

 

이건데,
머랄까,
상당히 코믹한 표정의 빤딱빤딱한 갑옷을 입은 남자 곁에
여인네들이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먼가 <오즈의 마법사> 스러우면서
심지어는
<누들 누드> 스러운 것이 좋았다.
Fantasy 스러움의 극치랄까.
 
상상력에 빠진 하루,
계속 오락가락 내리는 비에 쳐진 나에게
또 하나의
꿈,
그리고
inspire 된 상상력을 제공해주었다.
 

그건 그림이 줄 수 있는
그 어떤 entertainment 비즈니스보다
영속적인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일 것이다.

by nonwhat | 2011/07/16 23:56 | 이 런 얘 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1)

[남도여행 <6>] Day 1의 마감은 떡갈비와 복분자 - 담양 신식당,

@ 신식당,

 

PDS 중
P 가 잘 갖춰진 여행의 백미는 역시
식도락이다.
 

지나가던 길에 들리는 그런 식당이 아니라
철저히 사전조사로 답습된 식당의 방문은
그 높은 기대치만큼이나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지만
그 조사가 그만큼 철저했다면
대만족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담양의 명물,
그리고 떡갈비의 본가라는 신식당에 방문하여
떡갈비를 먹다.
 

뭐 명불허전이었다.
유명세만큼이나 전국 각지에서 차들은 몰려들었고,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차 번호로 손님을 정리하는 신기에 가까운 기술과 함께
안내된 공간에서 와구와구 해치웠다.
전라도에 왔으니 잎새주와 함께.
 

3월 1일부터 가격이 인상되어서 바로 며칠 전 방문했다는 사실이
마냥 기분 좋아졌고,
하은양은 그 와중에 우유 사진 보고 마냥 기분 좋아졌다.


@ 중흥골드스파리조트,
 
신식당에서 포식한 탓에
남도 여행 Day - 1의 마무리는 쥐포와 과자만으로.
거기에 친구께서 공수해온 복분자 한 세트와 함께 ^^

by nonwhat | 2011/04/07 23:00 | 먹 는 얘 기 | 트랙백 | 덧글(2)

[남도여행 <5>] 고즈넉한 매력 - 담양 슬로시티,

@ 담양 슬로시티,
 

고즈넉하다,
라는 표현은 이런데 쓰라고 있는 표현인 것 같다.
 

한옥과 폐가의 정취가 묘하게 섞여
고즈넉한 분위기를 제법 내주는
슬로시티의 집들을 돌아보니
정말 마음이 뭐랄까 편안해지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던,
버스에서 내려 걸어서 30분 들어가야 하던
시골집 생각도 나면서
많은 단상을 해보게 되는 공간.
 

민박집들이 있었으나
다음날 비가 온다는 예보 탓에
콘도로 숙소를 정했지만,
다음엔 꼭 한번 묵어보리라.
그래서 slow-tempo 를 제대로 만끽하리라.

by nonwhat | 2011/04/07 22:56 | 거 기 얘 기 | 트랙백 | 덧글(0)

[남도여행 <4>] 잔잔한 매력 - 광주호 나들이,

@ 광주호,

 
호수는 잔잔하다.
뭐랄까,
언제든지 사람을 잡아먹을 것 같은 바다와 다르게,
호수는 늘 자신의 매력을 뽐내지 않고 소박하게 사람들을 맞이한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에 비해
끝이 보이는 그 유한함은
사람으로 하여금 평안함을 안겨준다.

친구 덕에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으로 타본
스토케 유모차.
특정인들은 한국에서만 많이 팔린다면서 비난하지만
아기를 위해 스토케는 참 좋아(편해)보인다.
하은양도 그 편안함의 매력에 푹 빠져 곤히 잠들어 있다.

광주호 나들이 내내
마음을 후벼팠던 핫도그를 결국 못먹어서 아쉬웠지만,
맛난 식도락 여행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약간의 소란을 뒤로 하고) 꾹 참았다.

by nonwhat | 2011/04/07 22:54 | 거 기 얘 기 | 트랙백 | 덧글(0)

[남도여행 <3>] 잠깐 쉬어가기 - 스타벅스,


@ 스타벅스,
 

지방엔 스타벅스가 없던 시절도 있었다.
허긴 서울에서도 스타벅스를 찾으려고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하던 시절이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젠 어지간한 광역시에선 스타벅스 찾아보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은 시절이다.
그리고,
장소적 여유 덕인지,
서울의 그 복작복작 거릴 수 밖에 없는 답답한 레이아웃보다
좀 더 여유롭고 스타벅스스러운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점에서 더 낫기도 하다.
 

광주의 새로운 스타벅스 점에서
이제 시작될 여행의 일정에
쉼표를 한번 찍어본다.


그녀의 주문 덕에 오랜만에 구경한
더블샷,
그리고 친구의 과자를 너무 탐낸 탓에 살 수 밖에 없었던
Rice Chips
사이 좋게 나눠먹기.

돌아오는 길에
그리운 마음에 다시 들린 스타벅스,
쉼표를 찍었던 그곳에서
여행을 마무리하다.
수미쌍관의 매력.

by nonwhat | 2011/04/07 22:50 | 거 기 얘 기 | 트랙백 | 덧글(0)

[남도여행 <2>] 첫 식사 - 온천 보리밥집,


@ 온천보리밥집,

광주에서 만난
그, 그녀, 그리고 그
이렇게 셋과의 만남에 이어
 
방문한 무등산 앞 온천보리밥집,
허름한 외관에 어울리는
토속적이고 시원시원한 보리밥의 매력에 흠뻑.
 

박카스병에 담긴 참기름으로 마무리하여
쓱싹쓱싹 비워내니
아, 이런게 여행이구나,를 깨닫게 됨.
 

시골의사님의 twitter 강추에 의해
방문한 여행의 시작은,
Plan 단계에서의 단순 검색과 블로깅에 이어
sns 여행의 시작을 뜻하는 제법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야채광인 하은양은
보리밥을 먹고나도 기분이 좋다.
그런 면에선
참 효녀다.

by nonwhat | 2011/04/07 22:47 | 거 기 얘 기 | 트랙백 | 덧글(1)

[남도여행 <1>] 가는 기차편 - 용산역,


@ 용산역,
 

여행은 경영의 그것과 제법 맥이 닿아있다.
그러니까,
PDS.
 

Plan
Do
See
 

이 3단계의 유기적 조합만이 훌륭한 여행을 만들어낸다.
계획하고,
실제 집행하고,
그걸 다시 검토하는 그 과정의 매력.
 
여행은 준비하는게 절반이다라는
말을 만끽해줄 정도로 철저한 준비로 여행을 계획해주는
따뜻한 남쪽 나라 친구 덕분에
맘 편히 기차에 몸을 싣고 떠난
남도 여행. 
 

그 재밌었던 2월말 여행을 이젠
사진을 통해 다시 한번 검토해본다.
그래,
재밌었지 참.
이라고.

 

by nonwhat | 2011/04/07 22:44 | 거 기 얘 기 | 트랙백 | 덧글(0)

[ChaiLyn] 나에게 코스 요리를 권하지 말라.


@ Chai Lyn,
 

삼성동 힐스테이트 맞은 편에 위치한,
작년 10월경에 오픈한
아담하면서도 예쁘장한 중국집. 
 
번잡스럽지 않은 위치에 위치한 만큼
가족 단위 식사객들이 많이 보여
오밀조밀한 분위기였는데,
 
그중 으뜸은 역시 하은양이었다는,
딸바보 아빠의 평가.
코스 요리나 부페는 울 딸에겐 과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은,

2.7 짜리 런치 치고는
제법 나쁘지 않은 컬렉션에다가
과하지 않은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었던
장모님 treat 으로 가볍게 먹은
중국 요리 탐방기.

by nonwhat | 2011/04/02 02:03 | 먹 는 얘 기 | 트랙백 | 덧글(0)

[The Spice] 결혼 4주년, 그 어느 날,

우편함이 꽉 차 있는 걸 봐도 그냥 난 지나쳐 가곤 해요
냉장고가 텅 비어 있더라도 그냥 난 못 본 척 하곤 해요
나는 부모님과 사니까요

아빤 오늘 좀 술을 드셨는지
내 방에서 잠이 드셨죠 양복 채로
엄만 오늘만 어렸을 때처럼
함께 자면 어떻겠냐고 괜찮겠냐고

불을 끈 순간 나 문득 어색함을 느낀 건
누구보다 당신을 더 사랑한다 맹세할 수 있지만

우편함이 꽉 차 있는 걸 봐도 그냥 난 지나쳐 가곤 해요
냉장고가 텅 비어 있더라도 그냥 난 못 본 척 하곤 해요
나는 부모님과 사니까요

내가 어렸을 때 얘길 엄마는 꼭 어제 일처럼 얘기하죠
나는 사실 기억이 없는 일들도

오래 전 옆에 누워서 칭얼대던 아이는
누구보다 당신을 더 사랑했다 확신할 수 있지만

고백할게요 나 거리에서 당신을 지나친 적 있어요
같이 살면서 같이 지내면서 못 본 척 지나친 적 있어요

우편함이 꽉 차 있는걸 봐도 그냥 난 지나쳐 가곤 해요
냉장고가 텅 비어 있더라도 그냥 난 못 본 척 하곤 해요
나는 부모님과 사니까요

- 가을방학, <동거>


@ The Spice,
 

어느날 문득,
이 노랠 들었을 때,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러니까,
어떤 시점에 어떻게 살아가던 시절이 있었고,
그 시절에 즐겼던 것들이 있었고,
그저 무심했던 것들이 있었다.
 
난 다섯번의 동거를 했었고, 하고 있다.
부모님과
어머님과
누님과
친구와
리고,
아내와.
 
그 어떤 순간에도 난 집에 열심히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살아가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건 내가 감당할 것이 아니란 듯. 그저 무심하게.
동거녀 혹은 동거남에게 그 짐을 떠맡긴 채,
난 그저 내 할일만 하고 살아왔다.
 
결혼기념일 4주년,
그러니까,
마지막 동거자와 동거를 시작한지 정확히 4년이 되던 그 날,
 
그 책임에 대한,
혹은
그 짐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본다.
 
술에 취해 양복을 입은 채
잠들어버리는 내 모습을 생각하며,
또 그렇게 보낼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by nonwhat | 2011/03/27 02:32 | 이 런 얘 기 | 트랙백 | 덧글(0)

[국립중앙박물관] 이건 끝이 아닐꺼야,


@ 국립중앙박물관,
 

요즘 그녀는 3단계로 부정을 한다.
1단계 : 아냐
2단계 : 아~~~~~~~냐
3단계 : 꼬까꼬까꼬까~~
 
전공 공부를 소홀히 했던 어문학 전공자로서,
저 '꼬까'의 기원에 대해
소쉬르적으로 해석할 수도,
촘스키적으로 해석할 수도,
없다는 사실은 안타깝지만,
신기하고도 귀엽다는 그 사실만은 그대로다.
 

한참을 놀아준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그녀는 성이 안풀린 듯,
더 놀아달라고 외쳐댄다.
 
부모였을 때 그랬을 거고,
조부모인 현재도 그러고 있다.
그래서
그걸 업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책임,이라는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 제법 길고도 긴 인연.
그 인연을 책임지라는 듯,
그녀는 연신 외쳐대고 있다.
중간에 한숨 까지 섞어가면서.

by nonwhat | 2011/03/27 01:27 | 사 는 얘 기 | 트랙백 | 덧글(0)

[청키면가] Noodle-r,


@ 청키면가,
 

홍대 터줏대감 형님의 소개로 방문했던,
그곳을,
주말을 맞이하여 
 

아빠와 남편보다 국수를 좋아하는
국수 매니아인 두 여자들을 위하여
재방문.
 

주말의 홍대 거리는 늘 그렇듯 북적이고,
그 사람들의 인파 속에서
그리움과 아쉬움의 두가지 알싸한 느낌을 간직한 채 헤쳐나가,
결국 청키면가 도착.
 
홍콩에서 대성황이라는 그곳의 주 메뉴인
완탕면과 수교, 그리고 소고기로미엔에다가
상큼한 초이삼 추가.
 
그러니까,
새우만두
돼지고기만두,
에다가 면 추가 한 것인데,
담백하면서도 머랄까, 밍밍한 국물이 제법 개운하다.
 
머랄까,
그리 거창하지 않으면서도
별미를 찾고 싶을 때 종종 찾을 법한 곳.
입소문 벌써 많이 나서 제법 사람 몰려오지만,
주말 오후였음에도 그닥 붐비진 않아 다행.
 

길라임(!) 패션을 하고 나갔던 탓에
하은양 인기폭발.
부모란 그냥 그 사소한 관심에도 만족할 수 밖에 없단 사실이 어쩌면,
약간은 초라해지지만,
그 초라함조차 만족스러운 건 그것 역시 부모인 듯.

@ 홍대거리 & 앤트러사이트,

 
거리 좀 배회하다,
위메프에서 구매했던 쿠폰 사용할 겸
앤트러사이트 들러서 커피로 마무리.
 
또 그렇게 하루는 가고.
또 그렇게 추억은 쌓여간다.

by nonwhat | 2011/03/27 01:02 | 먹 는 얘 기 | 트랙백 | 덧글(0)

[수레실가든] all-time 훼이보릿, 삼겹살,


@ 수레실가든,

 애기용품 사러 한토이를 방문하던 중 알게된
돌판구이 전문점 수레실가든.
 

예약해야 한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도전했던 첫번째 미션에서 failed 하고,
선예약 후 재도전한 그 곳.
 

큼지막한 돌판 위에
두툼한 삼겹살 얹어지고
푸짐한 양의 김치/양파/감자 등의 가니쉬가 버물어져
겹살이 본연의 맛을 더욱더 뽐내준다.

 

고기 뒤에 이어지는 볶음밥은
생각없이 퍼먹으면 혼나고,
납작하게 누룽지로 만들어서 먹는데 독특하면서 고소하다.
 

그러니까,
삼겹살은 특별할 필요가 없다.
그저 기본에만 충실하다면 그 자체로 만족이다.
그래서 매력적이면서도 마력적인 음식인 셈이다.
그냥 짱.

by nonwhat | 2011/03/21 01:14 | 먹 는 얘 기 | 트랙백 | 덧글(0)

[술2] 그러니까, 막창.

@ 술2,

 

신촌,이란 동네는
한때 젊음의 극(?)을 불사르던 동네였다.
라고 하면 좀 과할까.
 
그러고보면, 난 S대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다보니 대학시절의 초반 3년 가량은 그 동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었다.
 
Y대에 대한 동경이라기보다
그당시 내 삶의 50% 이상을 차지했던 PC 통신 동호회 모임의 대부분이
거기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영화 동호회는 주 멤버 누님 형님들의 주거지가 거기 였기 때문에 그랬고,
음악 동호회는 우드스탁, 락 바 등을 위시로 한 음악 듣기 좋은 바들이 즐비했기 때문에 그랬다.
 
대학시절이 끝나갈 무렵,
그러니까,
그런 동호회 활동이 다소 시들해지고 나서부터는
굳이 잘 안찾게 되는 동네가 되어버렸고,
옆 동네인 홍대까지는 곧잘 갔지만,
신촌은 정말 과장 좀 덧붙여서 백만년만의 나들이가 되었다.
 
Slayer의 음악을 LP 로 틀어주는 단골 바가 있기에 한번 가보자는 어떤 분의 제안으로
그 백만년만의 나들이는 시작되었고,
그 시작을 반겨준 곳이 바로 이 곳, 술2 였다.
(원래 본점을 갔으나, 만석이어서 새로 오픈했다는 분점을 방문했다.)
 
막창은 제법 어려운 음식이다.
그러니까,
파는 곳이야 부지기수인데,
먹어보고 좋다라는 느낌으로까지 상승하는 데에는 제법 큰 시련들이 닥치곤 한다.
비릴 수도 있고, 덜 쫄깃할 수도 있고, 그냥 밍밍할 수도 있고 등등.
용산 재개발이 가장 아쉬웠던 것은
그 골목막창집들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된 막창을 먹었다.
안비리고 쫄깃하다못해
궁극의 달짝지근함까지 맛볼 수 있었던.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로 구분되는데,
역시 제맛을 느끼려면 소금구이로,
약간 술이 좀 들어갔다면 양념구이로 정신차리는 정도로 마무리하면 좋을 듯.
(양념구이는 가게의 조언대로 정말 맵다 --;)
 
막창,
그러니까,
음식은 적어도 어떤 이유에서든지간에 lovely 해야 한다.
맛있는 막창은 그 lovely 의 궁극을 찍어준다.
백만년만의 신촌나들이의 스타트를 개운하게 해줄 정도로.

by nonwhat | 2011/01/04 18:31 | 먹 는 얘 기 | 트랙백 | 덧글(0)

슬픔의 저축,


@ 덕수궁,

 

심보선의 시집은 그 자체로 슬픔을 저축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슬픔 중의 하나는 시간에서 온다.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시간이 흐르고,
영원히 머물고 싶었던 순간은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는 방향을 향해 광속으로 사라진다.
시간의 흐름은 인간의 유기체적 몸에 큰 변화를 낳게 마련이어서,
아이는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어른의 세계로 튕겨져 나간다.
3,40년에 불과했던 인류의 수명이 8,90년으로 점차 연장되면서
육체의 성장과 정신의 성장은 심각한 불일치를 낳게 되었고,
지금도 많은 '아이어른' 혹은 '어른아이'들이 끔찍하게 자라버린
육체를 부여잡고 어리둥절해한다.
어울리지 않는 '의상' 앞에서 커버린 아이들은 한없는 슬픔을 맛본다.
 
- 허윤진, <꿈과 피의 미술관> 中,


@ 시청앞광장 & 부산횟집,

 

삶은 늘 호락호락하지 않다.
무언가 나에게 던져주는 그 수많은 고민들과 어려움들은
나란 하나의 인간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수없이 널부러진 전문서적과 법률조항의 늪에서
허우적대다가
우연히 서가에 꽂혀 있던,
잊고 지냈던
심보선의 시집 <슬픔이 없는 십오 초>를 꺼내들었다.
 

반신욕이라는 내가 지금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를 하는 과정에서
다시 읽은 그의 그 시집은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최고였다.
시집을 읽다가 시집 말미에 첨부되어 있는 그의 시에 대한 평에서 다시 한번 꽂혔다.
슬픔의 저축.
 
엄마가 그랬었다.
결혼 하기 전에.
'여자친구한테 잘해줘라.
돈만 저축하는 것이 아니고,
사랑도 저축하는 거라고.
결혼하고 나서 힘들고 지칠 때 그 예전에 저축해놨던 그 사랑을 조금씩 꺼내서 써야 한다고.'
 
사랑의 저축 vs 슬픔의 저축.
그러니까
아이가 아빠가 되고,
다시 그 아빠는 할아버지가 된다.
삶은 그렇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도 모르는 혹은 부지불식간에 변하여 간다. 
 
그리고
그 속에 내가 있다.
슬픔의 저축으로 갈기갈기 찢겨져 나간 나이거나,
그 슬픔의 마이너스 balance 를,
다시 사랑의 플러스 balance 로 상쇄시키고 제로 밸런스로 버틴 나일테다.
어쨋든,
나.
나.
 

by nonwhat | 2010/10/25 02:19 | 사 는 얘 기 | 트랙백 | 덧글(0)

[아웃백] 패밀리 레스토랑의 그 패밀리,


@ 아웃백(남영점),

사실 예전에 패밀리 레스토랑을 천착했던 시절엔,
그게 정말 맛있는 음식인 줄 알았고,
실제로도 또 맛이 있었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부담없이 즐기던 그 음식들에서 어느덧 약간은 소화 불량의 느낌이 스며오고,
20대 초반의 그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같이 즐길 법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가는 찰나에,
 

한국이 좀 더 살만한 나라가 되면서
미국의 '중급' 노동자들이 즐기던 한국의 '고급' 레스토랑이
다시 '중급'으로 re-valuation 되고,

한국에도 먹을만한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전문화된 레스토랑들이 생겨나면서
오사리잡탕이 모여 있는, 약간은 edgy 없는 패밀리 레스토랑은
나에게서도,
(아마도) 한국에서도 (동시에)
슬슬 멀어져갔다.

그러던 나에게
새로운 패밀리가 생겨나면서 그 패밀리 레스토랑의
valuation 은 다시 올라가고 말았다.
 
우연히 발견한
9,900원 런치메뉴의 재탄생 광고와
더 우연히 발견한
'일요일엔 kids 메뉴가 천원' 이란
아웃백의 이벤트 문구에 끌려
아웃백 남영점을 찾았다.
(9,900원 런치메뉴는 서울에선 약간 아따까리한 몇곳에서만 한다.)
 
사실 입맛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고급'도 아니거니와,
소화 불량이 존재하지 않는 딸래미의 건재로 인하여
9,900원짜리 메뉴인
크리미머쉬룸파스타,
아시안코코넛치킨샐러드,
아웃백스테이크버거,는
모두 훌륭했고,
성인용 못지 않던 천원으로 즐긴 쥬니어립레츠 또한 좋았다.
 
그러니까,
그러고보면 인생만사는 TPO 이다.
Time,
Place,
Object
이 세가지 요소는 언제나 써클링되고 또 써클링된다.

그러니까,
인생은 살만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래서,
가족이다.
그 수많은 써클링의 한 가운데 언제나 곁에 있어줄테니까.
(와이프와 딸래미 데리고 대동했으나, 카드 할인이 혜택이 있던 누님이 treat!
그래서 더더욱 가족이..)

@ 아웃백(남영점),

by nonwhat | 2010/10/24 23:36 | 먹 는 얘 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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